다양한 문화가 뒤섞인 공간들로 가득한 이태원 골목 사이에 블링크가 세련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2008년 온라인 아이웨어 쇼핑몰 핫선글라스로 시작했던 클라이언트는 다양한 안경 콘텐츠를 오프라인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안경문화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자신들을 안경 백화점이라 표현하는 블링크는 중저가부터 고가까지의 셀렉션을 경험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의 느낌을 파사드를 가득 채운 넓은 창에 반영했다. 외관 가장 높이 걸린 블링크의 철제 간판은 멀리서도 존재감을 자아내고, 햇빛의 변화에 감응하여 매 순간 특별한 느낌으로 전달된다. 기존 가정집의 보 이외에는 모두 새롭게 지은 블링크는 건물 뒤에 있던 입구를 통상적인 상업 공간 구조와 다르게 측면에 두었다.
매장 입구로 들어서면 일반 안경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쇼케이스가 없다. 아뜰리에 앤 프로젝트는 매장이 가지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단단하고 견고함을 보여주기 위해 철제를 사용했고, 이를 중화하기 위해 러스틱 우드 소재로 안경 선반을 만들었다. 목제와 철제의 물성이 이미 가지고 있는 강한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보여진다.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오브제는 전면에 위치한 계단이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나선 계단은 철제의 정교한 디테일로 장식되었다. 이는 고객으로 하여금 위로 올라가 보고 싶게끔 만들며, 자연스럽게 2층 공간으로 유도한다.
나선 계단을 통해 도착한 2층 매장은 블링크의 톤 앤 매너는 유지하면서 어두운 철제 선반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1층에 비해 고가의 아이 웨어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아이웨어 제품을 경험할 수 있다. 블링크 프로젝트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공간의 ‘온기’였다. 가구와 사용된 재료 이외에도, 은은한 조도를 통해 공간에 따뜻한 분위기를 더하고 온화한 공간감을 만들어주도록 설계했다.
마지막 공간은 지하층이다. 이곳은 안경 수집가들을 위한 빈티지 안경을 선보이면서 수장고의 느낌을 자아낸다. 또한 일반적으로 숨겨져 있는 안경 작업 공간을 노출해 Lab실로 만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블링크는 안경을 가공하는 장면을 오픈함으로써, 다시 한번 고객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0개의 댓글
댓글 정렬